Ren @u-u-akak.bsky.social · 02/10/2026일 때문에 타지로 출장을 간 선배는 오랜만에 낯선 곳에서 외박하자니 쓸쓸했던지라 후배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뭐 해?'라고 한 줄을 보냈더니 이내 돌아오는 답이 '냉장고에 있는 네 간식 먹어도 돼?'였기에 선배는 그러라고 승낙하며 집에 돌아가면 유명 디저트 가게의 과자로 돌려받겠다고 한다 이때 선배의 머릿속에 꽤 좋은 생각이 스쳤기에 이어서 이런 메시지를 보낸다... '그럼 너 지금 주방에 있어?' 그리고 곧바로 '응.' 하고 돌아오는 후배의 메시지 한 마디 100
Ren @u-u-akak.bsky.social · 01/10/2026선배를 찾아온 이번 고객으로부터의 의뢰 내용은 특이했다 '우리가 한날한시에 죽을 수 있게 해주세요' 의뢰인은 동성의 노부부였는데 여생을 보낼 집을 만들고 싶다며 특이한 요구사항과 함께 의뢰해온 것이었다 의뢰 내용을 듣고 고민에 빠진 선배는 이를 후배와 상담하는데 후배는 그저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한날한시에 세상을 떠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라는 지극히 이성적인 대답을 할 뿐이어서 네가 그러면 그렇지 하며 서재에서 혼자 생각하겠다고 선배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그때 후배가 이런 말을 덧붙인다 100
Ren @u-u-akak.bsky.social · 01/10/2026어느 주말... 점심 식사 후 한가로운 오후를 만끽하기 위해 서재로 발걸음을 옮기는 후배의 눈앞에 선배가 뭔가를 불쑥 내민다 '이거 하자!'라는 말과 함께 그게 뭔가 들여다봤더니 평범한 보드 게임인 모양 아무래도 보드게임을 혼자 하기엔 무리가 있지 그래서 후배에게 대뜸 같이 하자고 권유하는 듯한데 이대로 서재에 틀어박혀 느긋하게 책을 읽고 싶다는 마음과 선배와 보드 게임을 하며 그의 다채로운(재미있는) 반응을 살피는 것 중 당장 어느 쪽이 흥미로울지 저울질하던 후배는 100
Ren @u-u-akak.bsky.social · 30/09/2026서기관 집무실에 들를 때마다 후배가 일 없이 한가해 보였기에 선배는 거리낌없이 후배를 종종 찾아가곤 한다 선배가 아카데미아에 가는 날과 시간이 대체로 정해져 있다 보니 서기관 집무실에 들르는 시기도 겹칠 수밖에 없었고 후배는 이럴 때마다 집무실에서 선배와 노닥거리는 등 매번 어울려주었다 어느 날 찾아야 할 책이 있어 평소와 다른 날 오전에 아카데미아를 찾은 선배는 이참에 후배를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함 겸사겸사 맛있는 점심도 그 녀석이 사주면 좋고 1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둘 다 세기의 천재라 외모랑 설정만 보면 남다르게 살 것 같은 인상이지만 알고 보면 보통 사람들이랑 똑같이 평범하게 살고 싶어 하고 한쪽은 은근히 게으르며 다른 한쪽은 노력파이고... 들여다보면 이런 의외성이 재미잇어서 이 둘이 좋다 0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평소랑 다르게 다소 특이한 플레이를 해본답시고 눈 가리고 하자는 합의한 경우 워낙 노멀하게 해온 두 사람이라 막상 눈 가릴 만한 게 없어서 급한 대로 선배의 수면안대 이런 거 씀 나중에 선배가 철야한 다음에 자려고 안대 꺼냈는데 안대플레이한 거 생각나서 잠 싹 달아나고 안대 그냥 새로 삼 01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생필품 비축분 사놓고 제때 챙기는 것도 당연히 선배 몫이라서 그날도 평소랑 똑같이 후배가 욕실에 들어갔더니 선배 것과 나란히 새 칫솔 꺼내져 있다거나 그럴 듯 칫솔 새거 꺼내놨네? 하고 후배가 물어보면 응 저번 거 쓴 지 세 달 됐잖아 새걸로 바꿀 때 됐지~라고 대답하는 선배 0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후배가 자기 방에 하도 들락거리는지라 신경 쓰였던 선배 고민 끝에 그는 수제 티켓을 몇 장 만든다 이게 뭐냐고 눈빛으로 묻는 후배에게 ‘내 침실 통행증이야. 꼭 필요할 때만 써’라며 건네는 선배 후배는 그것을 받아 들고 이것저것 질문 공세를 쏟아낸다 5장밖에 안 되는데 너무 적은 것 아닌가, 리필은 되는 건가, 다시 받을 수 있다면 그 주기는 어떻게 되는지, 네 방에 들어갈 때마다 항상 노크 정도는 해왔는데 이게 있으면 노크조차 필요없는 건지, 내가 이걸 복제해서 악용하리라는 예상은 못 해봤는지 등등 1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뭐 생각할 때 손가락 입에 가져다 대는 게 버릇인가 봄 너무 귀여워 남자아내 부양하는 20대 중반 근육거대둔둔서기관 아기버릇보유진짜사건 11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선배는 평소에 사진 많이 찍을 거 같잖아 같이 외출해서도 수시로 후배한테 딱 달라붙어 셀피 진뜩 찍고 부탁도 안 했는데 알아서 사진 공유해준다 그리고 하품하거나 할 때 운 좋게 사진 찍으면 깔깔 웃으면서 후배한테 보여줌 반려동물 하품하거나 기지개 켤 때 타이밍 좋게 찍은 사진 보는 것마냥 왜 하품할 때도 얼굴이 안 무너지는 거야? 짜증 나게...라고 중얼거리는 선배를 쳐다보는 후배 사실은 후배의 폰에도 선배가 퍼져 자는 얼굴이나 철야작업 끝내고 멍하니 이쪽을 쳐다볼 때의 얼굴 등이 잔뜩 사진으로 남아 있다 11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한 침대에서 잔다면 주말에는 역시 카배가 먼저 일어나겠지 폰이 있는 현대 세계관이면 먼저 일어난 카배가 하이탐 얼굴을 멍...하니 보다가 문득 잘 때의 얼빠진 얼굴을 사진으로 남겨줘야지 훗훗(의기양양) 하며 살금살금 사진을 찍는데 어떻게 찍어도 존나잘생겨서 놀릴거리가 되지 않음 찍은 사진을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들여다보고 자는 얼굴(실물) 번갈아 보다가 다시 찍어보고... 그런데 어떻게 찍어도 카배가 놀릴 만한 얼빠진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는 데 분해하며 볼을 쭉 잡아늘리면 좋겠다 그래봤자 살짝 찡그리기만 할 뿐 하이탐은 안 일어남 11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최근 후배가 ‘내가 뭔가 심기를 건드렸구나 화나게 했구나’ 하고 깨닫는 척도는 그날 저녁 메뉴가 되었다 고기가 아니라 채소, 치즈, 과일, 수프 이런 걸로만 상이 차려지는 날에는 그걸 보고 후배가 ‘내가 뭔가 화나게 했구나’ 하고 깨닫는 거임 하나하나 다 정반대인 성격의 두 사람이 한집에 산 지도 꽤 된 데다가 일일이 언쟁할 만큼 시간과 에너지 넘치는 어린아이도 아니었으며 어차피 말싸움을 해봤자 후배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아는 선배가 소소하게 복수하는 것 풀과 과일 그리고 치즈로만 구성된 저녁상을 앞에 두고 후배는 두뇌 풀가동 1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선배와 함께 산 지 한 달쯤 되었을까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후배의 팔목을 잡고 자기 침실로 이끄는 선배 사이가 좋던 학생 때 사귀기 직전의 사이이기도 했고 그 때문인지 동거를 시작한 이후 미묘한 기류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이를 견디다 못한 선배가 마침내 담판을 지으려고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떠올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유가 궁금하기도 해서 후배는 말없이 끌려가준다 침실에 들어오자 선배는 후배에게 침대에 앉으라며 어깨를 꾹꾹 누르기까지 하는데 1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토끼선배는 어느 날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설표후배가 매일 그루밍을 해주기에 토끼인 선배로서는 이 녀석이 나를 제대로 선배라고 인식해서 존경을 표하나 보군 서열 정리 성공( ᐢᢦᐢ )v~ 이라고 생각했는데... 설표의 생태 어쩌고 하는 책을 읽어본 바 고양잇과는 그루밍을 해주는 쪽이 높은 서열이라네? 그럼 그 녀석은 여태 나를 아래로 보고 매일 그루밍을 해줬다는 말이야? 나는 그걸 좋다고 받은 거고?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어지간히 분한 마음이 드는 선배였기에 토끼로서의 자존심을 굽히고 그들 방식의 서열 정리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1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후배는 왠지 집에 에스프레소머신(개비쌈) 사놓을 것 같지 않니 선배가 후배네 집에 들어온 다음 날 집 안을 두리번두리번 살펴보다가 커피머신 발견하고 와!!!! 집에 이런 것도 있어???! 하면서 열렬하게 반응한 뒤 그 머신 야무지게 써먹음 현대au가 되어도 원두는 둘이 함께 고를 것이며 당번 정해서 번갈아가며 사겠지 넓은 집+동거의 장점 중 하나는 좋은 가전을 들여놓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0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두 사람의 커피 취향 후배: 블랙 선배: 의외로 블랙 여기에 설탕 약간/어쩌다 한번 라테 선배 의외로 여리퐁츄탱츄휘핑크림많이 이런 거 안 마실 거 같음 단걸 먹고 싶으면 디저트를 먹는 편 보통 둘이 마실 커피를 준비하는 사람이 선배인 것으로 보이니까 가져온 커피 두 잔 따라놓고 선배는 자기 몫에 설탕 넣거나 그러겠지 0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선배가 후배 앞으로 온 택배 받아주는 것처럼 후배가 선배 앞으로 온 택배 받아주는 일도 있을 거라고 본다 오늘 일 때문에 늦으니까 저녁 먹을 거 미리 만들어놓고 갈게 잘 챙겨 먹어~라며 외출한 선배 후배 혼자 집에 있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기에 아직 선배가 올 시간은 안 됐는데? 하며 나가보았더니 택배라고 한다 후배가 주문한 책은 아직 올 때가 안 됐고 선배도 오늘 자기 앞으로 뭔가가 올 거라는 말은 없었는데 그렇다면 그저 선배가 자기 앞으로 온 물건 받아달라는 말을 깜빡한 거겠구나 싶어 후배는 문을 연다 1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선배는 아이스크림 먹을 때도 예쁜 그릇에 담을 것 같잖아 둘이 외출했는데 선배가 유리그릇 쪽으로 홀린 듯이 다가가는 거 보고 후배는 뒤따라왔는데 선배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것처럼 눈 반짝반짝 빛내며 여기다 아이스크림 담아 먹자! 하는 거임 선배와의 동거 이후로 후배네 집 주방에는 예쁜 그릇과 식기가 늘어나기 시작 이런 상황의 장점... 식탁에 그 그릇이 놓일 때마다 이거 너랑 어디 갔을 때 산 건데 기억나냐 하는 식으로 둘만의 추억을 반추할 수 있음 0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이제부터 우리는 결혼한 사이이고 가족입니다 하는 서류가 굳이 필요한가? 선배는 이 집에서의 생활에 적응하여 안정적으로 제 집처럼 살아가고 있으며 연애도 순조로운데 그러던 어느 날 좋은 분위기가 되어 드디어 첫날밤을... 하고 두근거리던 그 순간 선배가 하는 말 이런 건 결혼하고 나서 해야지 연애 쪽으로 약간 고지식한 건 알고 있었지만 20대 후반의 남자가 혼전순결을 주장한다고? 그것도 우리 사이에?? 100
Ren @u-u-akak.bsky.social · 29/09/2026내가 cp적으로 보는 후배의 자상함이란 마냥 다정하고 달달하다고 하기보단 이 케이크 달지 않아서 맛있네요ㅎㅎ ←이런 느낌인 듯 선배를 대할 때만 은은하게 달콤해지는지라 선배로서는 자연스럽게 계속 퍼먹게 되는 거지 다만 여기서 문제점은 다른 사람들에게 후배를 이야기할 때 알하이젠이 싸가지가 없긴 하지만 사실은 예의 차릴 줄 알고요 은근히 성격 재미있고 개성 있다 그리고 알고 보면 꽤 귀엽고 다정하다는 말을 했을 때 듣는 사람은 저거 콩깍지 아니냐? 별걸 다 귀엽다고 하네 이러면서 질색함 000
Ren @u-u-akak.bsky.social · 23/09/2026부부 중 한 사람이 출근하면서 오늘 점심 같이 먹게 시간 맞춰서 나와. 라고 하는 거 좋지 않냐 이 cp는 그게 가능한 사이라서 좋다 후배가 출근할 때 오늘 선배한테 별다른 스케줄이 없다 싶으면 오늘 점심 식사 같이하자는 제안을 하는데 점심 같이 먹게 나오라고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단 내가 오늘 반납할 책이 있는데 깜빡해서 집에 두고 갈 예정이거든 이따가 네가 가지고 나와줘. 라고 함 데이트 신청을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뻔뻔해 보이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선배는 한번 푸핫 하고 웃은 다음에 나도 예언 하나 한다고 말한다 110
Ren @u-u-akak.bsky.social · 23/09/2026후배와 함께 살다 보니 밥도 술도 맛있는지라 최근 체중이 걱정되었던 선배 너랑 사니까 식사량이 늘어난 데다가 술을 마실 때도 안주를 더 먹게 되었으니 살찌면 어떡하냐며 후배를 살짝(선배 혼자 살짝이라고 생각함, 사실 대놓고 묻는 거임) 떠보는데 후배는 선배를 빤히 쳐다보면서 한동안 말이 없다가 이렇게 대답한다 '거기서 더 무거워지면 곤란해. 운동량을 늘려' 빈말 안 할 성격이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진짜 딱 잘라 말하니 선배로서는 약간 서운함 살쪄도 상관없으니 많이 먹으라는 상투적인 말을 어느 책에선가 읽었을 법도 한데 100
Ren @u-u-akak.bsky.social · 22/09/2026선배도 좌절할 때 일기장에다가 다 망했어 그림 안 그려져 내일 할래(안 한다고는 안 함) 이러는 게 귀엽고 인간적이지 않냐 거기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 기특하다 일이 잘 안 풀려서 다 내던지고 싶을 때의 선배가 서재에서 비척거리며 걸어 나와 후배에게 몸을 기대고 나 그만할래. 라고 툭 내뱉는 일도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후배가 '그것도 괜찮지'라고 대답해줌 그 대답을 기다렸다는 듯 선배는 도망가고 싶다느니 의뢰 캔슬하고 그냥 위약금 던져주겠다느니 다 내던지고 놀러 가고 싶다느니 약한 소리를 실컷 후배에게 쏟아내는데 110
Ren @u-u-akak.bsky.social · 22/09/2026필드워크를 나갔다가 사고에 휘말려 다치고 간신히 돌아온 선배 같은 학파의 어린 학생 몇 명과 탐사에 나섰다가 사고가 일어났는데 선배 본인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음에도 다른 이들을 구하려다가 선배가 다쳐버린 것 선배 덕분에 다른 학생들은 무사했지만 선배는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왔다 비마르스탄에 누워 있는 선배에게 친구들의 병문안이 이어지는 동안 후배가 찾아오지 않는 것에 약간 서운함을 느낄 때쯤 다른 이들의 방문이 끊기는 시간이 되어서야 후배가 찾아온다 100
Ren @u-u-akak.bsky.social · 21/09/2026후배랑 대판 싸운 거 실연쯤으로 여긴 선배 머리카락도 이참에 확 짧게 자르고 미련도 버려야겠다 하고 거울 앞에서 가위를 가져다 댔는데 후배가 이따금 손가락에 선배 머리카락 얽으며 지그시 바라보는 일이 있어 '넌 가끔 이러더라, 너도 내 머리카락이 신기해?' 하고 물어봤더니 후배가 '신기하다기보단 예뻐서'라고 대답했던 기억이 떠오르는 바람에 거울 앞에서 펑펑 우는 자기 얼굴 실컷 보고 머리도 못 자름 100
Ren @u-u-akak.bsky.social · 21/09/2026선배가 허구한 날 후배와 말다툼하고 이 집에서 나가겠다는 말을 빈번하게 하던 동거 초기 아무래도 둘이 먹는 밥이 맛있는지라 그날 저녁에 과식해버린 선배가 밤늦게 집을 나서려는 걸 보고 후배가 이 시간에 어디 가냐고 함 내가 어딜 나가든 상관하지도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물어보기에 선배는 저녁을 너무 많이 먹은 것 같아 산책 좀 하려고 한다며 순순히 대답해준다 그러자 같이 가겠다며 대뜸 따라나서는 후배 이 시간에 저 녀석이 외출한다고? ←이 부분이 놀라워서 선배가 당황하는 동안 어느새 후배는 현관까지 와서 문을 연다 100
Ren @u-u-akak.bsky.social · 21/09/2026사소한 걸 계기로 둘이 말다툼하는 건 지금도 여전하지만 달라진 점을 들자면 아주 조금 서로 어른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마디씩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우리 생각할 시간을 좀 가지자‘ 하고 선배가 휴전을 제안 그렇게 소강상태에 들어가면 두 사람은 약간 거리를 두는데 그것이 거실 카우치에 한.. 50cm 떨어져 앉기 정도이면 좋겠음 이 집에서 하루빨리 나가주마 하고 빽 내지른 다음 방에 틀어박히던 동거 초기의 선배와 비교하면 눈부신 발전이다 그렇게 50cm 떨어져 앉아서 생각 정리하다가 마음 좀 풀리면 슬슬 가까워짐 000
Ren @u-u-akak.bsky.social · 21/09/2026아카데미아 다닐 때 둘이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시기 같이 점심을 먹자고 선배가 제안해준 데까지는 좋았으나 후배가 선배를 살펴보기로 그는 항상 친구들에 둘러싸여 있었으므로 덜컥 수락했다가는 모르는 사람과 식사하게 될지도 모를 상황이 우려되는 바 몇 명이서 먹는 거야? 하고 물어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선배는 손가락을 세어보고서 '너 포함해서 5명!'이라고 함 이 대답에 속으로 기겁한 후배... 나는 낯선 사람과 한자리에 있는 걸 싫어하고 식사를 한다면 너와 단둘이 좋다고 말한다 100
Ren @u-u-akak.bsky.social · 21/09/2026후배가 집에서 헤드폰 벗는 타이밍을 노려 귀를 공략해보기로 하는 선배 스킨십할 때 항상 그 녀석에게 주도권을 내주는 느낌이라 선배로서의 자존심을 챙겨보고자 여러모로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귀를 공략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조사도 하고 몰래 방에서 시뮬레이션도 해보는 등 때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결전의 날이 도래 귀가 후 함께 식사한 다음 목욕을 마치고 거실로 돌아온 후배는 실내복 차림에 헤드폰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 100
Ren @u-u-akak.bsky.social · 18/09/2026사람마다 좋아해서 사 모으는 자체 컬렉션이 있는데 후배의 경우는 그게 책이고 선배는 미술품이어서 좋음 선배가 후배더러 읽던 책 제자리에 꽂으라고 잔소리하거나 후배가 아끼는 책이 뭔지 아는 것 후배는 선배가 벽에 걸어두는 그림을 꽤 자주 언급하고 그림도구 침실에 갖다주는 등 서로의 소장품에 대해 몇 마디씩 하는 것도 재미있음 가장 웃겼던 건 후배가 사 온 조각상 이상하다면서 대놓고 까는 선배 000
Ren @u-u-akak.bsky.social · 18/09/2026샤워하고 나온 후배가 허리에 수건 한 장만 걸치고 척척 걸어 나와서 거실에 털썩 앉는 거 보고 옷 좀 입으라며 잔소리하기 위해 다가온 선배가 막상 위에서 후배 몸을 내려다보자니 할 말이 머릿속에서 싹 사라지고 입에서 튀어나온 건 이런 말이었다 '너 가슴 진짜 크다...' 어이없다는 듯 힐끔 올려다본 후배가 '너도 커지고 싶어?'라고 받아쳤고 '운동 말고 다른 방법이 있어? 어느 정도는 타고나야 할 것 같은데'라는 선배에게 가슴을 주무르면 커진다는 말도 안 되는 속설을 검증해보자고 장난치는 후배 100
Ren @u-u-akak.bsky.social · 18/09/2026둘이 평소처럼 외출했다가 상점가에 진열된 주방용품 같은 걸 선배는 눈여겨볼 거 같잖아 소재가 특이해서 흠집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거라든가 디자인이 예쁘다든가 홀린 것처럼 멈춰 서서 감탄하며 살펴보는 선배 옆에서 지그시 쳐다보던 후배가 '사줄까?'라고 하는데 선배는 의외로 아니? 괜히 새거 살 필요는 없어! 있는 거 써야지~ 도마는 새걸로 갈 때가 됐으니까 하나 사자고 함 살림 잘하는 알뜰한 주부마냥 000
Ren @u-u-akak.bsky.social · 17/09/2026학생 때 그림 그리는 선배의 곁에 다가갔다가 후배의 교복에 물감이 묻어버렸다 고의가 아니었음에도 선배는 미안해하며 우리 집으로 가자고 함 후배는 알아서 하겠다고 일단 한 번은 거절했지만 선배는 옷에 묻은 물감 지우는 건 내가 잘한다, 우리 집에 놀러 오면 저녁도 대접하겠다며 재차 권했고 그렇게 집에 들어서자마자 '벗어!'라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짜고짜 교복을 벗겨 간 선배가 그걸 북북 빨아서 널어놓고 저녁밥도 만들어주는 등 마누라짓을 함 100
Ren @u-u-akak.bsky.social · 17/09/2026서로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선배가 기선제압하려고 후배한테 커피 사준다며 카페 데려가서 커피가 아니라 우유 주문해줌 그리고 지 혼자만 커피 홀짝거리면서 너는 키 크려면 우유 마셔야지~라고 함 당시에는 지그시 쳐다보기만 할 뿐 별말 않고 후배가 우유를 마셨는데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나 이 일을 잊어갈 때쯤 후배가 커피 사준다며 선배를 카페로 데리고 가서 우유 주문해줌 나도 커피 마시고 싶은데 왜 우유야?! 라고 화내는 선배한테 '내 키 따라잡으려면 너는 우유 마셔야지' 하고 대답하는 후배 000
Ren @u-u-akak.bsky.social · 17/09/2026고등학교 학생회의 그들 3학년이 회장을 맡는 일은 흔하지 않지만 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또다시 회장이 된 묘론파의 3학년 선배와 그의 곁에 항상 붙어 다니는 지론파 1학년 이 지론파 후배는 선배의 지명으로 서기 겸 부학생회장을 맡고 있다 처음 부탁할 당시에는 서기만 맡아주겠다고 하는 걸 선배가 삼고초려해서 부회장직도 겸하게 되었다(어떻게 설득했는지는 둘만의 비밀인 듯) 머리 좋고 유능하지만 학생회처럼 귀찮은 건 딱 질색하는지라 회장이 졸업하면 임원을 맡지 않을 예정 100
Ren @u-u-akak.bsky.social · 16/09/2026집 팔고 빚을 내어 공사 대금을 해결한 뒤 새출발하고자 이사 온 동네에서 기분전환 겸 산책을 나갔다가 들른 도서관이 예뻐서 무심코 사진을 찍었는데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확인하니 우연히 그 풍경 속에 있던 누군가의 인생샷을 찍어버렸다 ...의 선배 오후의 빛이 새어드는 고즈넉한 도서관의 책들 사이에 서 있는 은발의 키 큰 이 남자를 왜 사진 찍을 때는 못 봤을까 아마도 도서관 자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기 때문이겠지.. 하고 생각하던 선배는 문득 이 사진 속의 사람에게 이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기분에 사로잡혀 그날 이후로 매일 110
Ren @u-u-akak.bsky.social · 15/09/2026둘이 관계는 하는데 고백 단계를 생략하는 바람에 러브코미디마냥 살짝 마음이 어긋나 있는 걸 보고 싶다 선배는 나만 짝사랑하는데 후배가 자기 배려하느라+마침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안아주는 거라고 단단히 착각함 후배는 관계까지 하고 있으니 고백을 안 했어도 마음이 통했나 보다...라고 착각해서 혼자 연애하는 중(서로 좋아하고, 사귀는 줄 앎) 그래서 둘이 스킨십을 하거나 관계할 때마다 온도 차이가 생기는 거지 묘하게도 선배는 관계할 때마다 소리를 필사적으로 억누른다거나 얼굴을 안 보려고 한다거나 끝난 다음엔 의기소침하다거나 100
Ren @u-u-akak.bsky.social · 15/09/2026선배는 장 보러 가면 상인들로부터 시식 서비스나 덤을 자주 받는 타입 그날도 저녁에 쓸 식재료를 사러 갔다가 이거 신제품인데 먹어보라며 빵 한 조각을 주기에 받아 든 선배가 자연스럽게 그 빵조각을 든 손을 뒤쪽으로 뻗음 선배 뒤에 말없이 짐 들고 서 있던 키 큰 남자가 빵조각의 2/3을 먹고 우물거리는 걸 보고 선배는 남은 1/3조각을 자기 입 안에 던져 넣으며 '어때, 마음에 들어? 사 갈까?' 하고 묻는다 남자가 끄덕.. 하는 걸 보고 선배는 맛있네요! 이거 주세요~라고 함 010
Ren @u-u-akak.bsky.social · 14/09/2026설표 후배는 토끼 선배와 동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다 초식이라 아직 경계하는 것만 제외하면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중 유일하게 신경 쓰이는 건 어느 날부터인가 서재에 늘어나는 선배의 책이었는데 책의 타이틀은 이러했다 설표 연구, 설표의 생태, 눈표범 관찰 일지 등 나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다면 직접 물어보는 게 빠를 텐데 하고 생각하면서도 선배 역시 학자이니만큼 스스로 알아보고 싶은 건가? 하며 몰래 그 책을 뒤적여봄 책에는 메모를 붙여두거나 펜으로 여기저기 밑줄을 그어둔 페이지가 있었는데 100
Ren @u-u-akak.bsky.social · 14/09/2026어느 날 선배가 집에 여성복을 한아름 들고 왔다 거실에서 그것들을 펼쳐 보는 선배에게 '...새로운 취미라도 생겼나?' 하고 묻는 후배에게 선배는 '아니거든?!'이라며 발끈하더니 새로 들어온 일이 여성 전용의 고급 살롱을 만들어달라는 의뢰인지라 남자인 나의 상상만으로 디자인할 수 없으니 실제로 여성복을 입고 며칠간 생활하며 여성 특유의 습관이나 행동 등을 경험해보려고 옷을 몇 벌인가 빌려 왔다고 한다 그렇게 여성복을 입고 집에서 생활하는 선배 100
Ren @u-u-akak.bsky.social · 14/09/2026둘이 같이 고기 먹으러 가면 굽는 사람 선배일 듯 후배는 선배 맞은편에 아기처럼 앉아서 기다리다가 이제 먹어도 돼? 라고 함 그러면 선배가 웅 이거 익었다 먹어! 하고 집게로 집어줌 근데 선배는 고기 잘 구울 거 같지 않냐 후배 먹일 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고기요리에 익숙해질 듯함 호리호리한 체형이고 딱 생긴 대로의 식성이라 과일, 치즈 같은 걸 좋아하지만 수상할 정도로 고기요리에 능숙한 남성 000
Ren @u-u-akak.bsky.social · 14/09/2026둘이 세워놨을 때 운전 자주 할 것처럼 생긴 건 후배인데 정작 후배 차 끌고 일 때문에 외출하거나 후배 데리러 가거나 둘이 데이트할 때 후배 차로 운전하는 건 선배이고 후배는 장롱면허일 것 같아서 웃기다 후배가 웬일로 오늘 운전 내가 할까? 라고 하면 선배가 장롱면허 주제에 나대지 말라고 함 000
Ren @u-u-akak.bsky.social · 14/09/2026성을 물려받아 성주가 된 선배는 부모님이 다루는 데 주의하라고 당부했던 거울의 방에 들어간다 심플한 디자인의 거울은 일견 심심해 보이는 듯도 했으나 섬세하고 세련되어 선배의 눈에도 나쁘지 않아 보였는데 이 거울의 특이한 점은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자가 누구인지를 물어보면 정확히 대답한다는 것 선배는 거울을 마주하자마자 거울에 대고 이렇게 묻는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을 하는 사람은 누구지?‘ 그리고 거울 표면에 파문이 생기는 듯하더니 이내 차분한 남자의 목소리가 거기에서 들려온다.. ’성주님 당신입니다‘ 100
Ren @u-u-akak.bsky.social · 14/09/2026개빡세게 마감하고 손가락 하나 움직일 기력마저 털려버린 선배는 오늘 도저히 식사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래서 터벅터벅 후배에게로 걸어가 알하이젠..... 하고 이름을 부른 뒤 옆자리에 무너지듯이 앉으면서 어깨에 체중을 기대고 이렇게 말함 '밥해줘...' 서재에서 나온 선배가 비척거리는 모습을 보고 이미 상황 파악 완료한 후배는 말없이 한 번 고개를 끄덕. 하고 나서 선배에게 먹고 싶은 건 있는지 물어보았고 선배는 멍한 머리를 애써 굴려보려 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어 그냥 부드러운 걸 먹고 싶다고 함 100
Ren @u-u-akak.bsky.social · 11/09/2026요 몇 년간 연애도 일도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학교에서 만나 교제를 이어가던 후배와는 너무나도 잘 맞았으며 동거하면서도 마찰 한 번 없었고 세세한 부분까지 배려해주는 덕분에 선배는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오래도록 하지 않고 살았음 그러던 어느 날 평소와 다르지 않고 언제나와 똑같은 후배의 작은 행동으로부터 위화감을 느끼는 선배 문득 쟤가 원래부터 저런 성격이었던가? 우리가 예전에는 꽤 많이 싸우지 않았던가? 하고 문득 의문을 떠올리게 됨 한 번 느끼기 시작한 위화감은 날이 갈수록 점점 커지기만 한다 100
Ren @u-u-akak.bsky.social · 11/09/2026동거 이후 후배네 집에서 달라진 점 하나를 꼽자면 선배가 먹을 과일이나 간식 등을 사두게 되었다는 것 선배가 간식 하나 들고 거실에 앉아 책 읽는 후배 옆에 털썩 앉아 먹으려는데 후배가 고개 돌리고 빤히 쳐다봄 이때의 후배는 뭐 먹느냐고 묻지도 않는다 말없이 쳐다보기만 하는 중이지만 무언으로 나도 한 입 달라고 말하는 중이다 한 스푼 떠서 입에 넣으려다 말고 선배는 후배에게 스푼 내밀어주며 '먹을래?'라고 함 이렇게 후배는 선배가 간식 가져올 때마다 한 입씩 얻어먹음 000
Ren @u-u-akak.bsky.social · 10/09/2026선배 진짜로 가고 싶은 공연이 있어서 티켓팅 참전했다가 참패하는 바람에 후배한테 하소연했는데 후배가 서기관 직권남용으로 초대권 얻어 와서 선배는 기쁜 한편 이래도 되나... 하고 복잡한 기분 됨 000
Ren @u-u-akak.bsky.social · 10/09/2026현대에 우연히 만나 만남을 이어가보기로 한 두 사람은 기간 한정으로 특수한 룰을 만들었다 네 주변의 환경이나 직업 그리고 나이, 경제상황 등등의 조건을 밝히지 않고 그저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가는 시간을 가지자는 것 진정으로 누군가의 내면에 끌리게 된다면 외적이나 환경 조건은 그다음이라는 선배의 신조에 딱 들어맞는 조건 알하이젠이라는 이름만 알고 있는 이 남자와 만나면 만날수록 그의 지성과 성숙함에 끌리는 것 같다 형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하는 말을 종종 건네곤 하는 선배였는데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