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안방에 폭이 어른 키만한 자수 액자가 걸려 있었다. 일찍 아버지를 여읜데다 여섯 동생을 두어 형편이 어려웠던 어머니는 혼수 대신 하얀 목련과 자목련을 수십 송이 수놓아 가져왔다고 하셨다. 그 액자는 종종 친척 어르신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곤 했다.
어머니의 남편은 마흔 즈음부터 아팠다.
어머니의 딸 역시 결혼 할 때 빚 밖에 없어 남편이 살던 원룸에 그 살림 그대로 살았다. 결혼식 비용도 남편 쪽에서 내주었다.
어머니와 나, 우리의 혼수는 목련 뿐이었구나.
어여쁘고 사랑스럽고, 애잔하고 아스라한 목련을 그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