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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일지 #책 #발레 #무용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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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9/09/2026
정세랑(2021) «피프티 피플» (개정판) 제목 그대로 50여명의 인물들을 각각 주인공으로 한 단편들로 구성된 작품. 50여명의 주인공들은 각각 고유의 이야기와 세계를 가지고 있지만, 이게 별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서로 같은 공간적 배경을 공유하고 있고 관계망으로 얽혀 있어(그래, 우리의 현실 그 자체처럼!) 풍성한 세계를 만들어낸다. 늘 그렇듯 완전히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문학 작가님들이 참 신기한데, 이 소설은 그 맛을 압축해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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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본 공연 프로그램. 작품들 제목부터가 대단하다. 매우 무리하신 건 아닌지... #댄스포스트코리아 #댄포코즈 #dancepos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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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그리고 또 유난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첼로가야금. 첼로와 가야금의 듀오 앙상블인데, 두 악기의 조화가 꽤나 좋은데다, 첼로를 두들겨서 북소리를 내거나, 기타 핑거스타일로 연주하는 것처럼(음악 아주 문외한이기 때문에 양해바람.) 뜯어서 소리 내거나 하는 방식을 섞어가며 매우 다채로운 소리를 섞어넣으며 연주하는데 이게 또 듀오 앙상블 이상의 다채로움을 내고 음악을 풍성하게 채워준다는 느낌이었다. 흥미진진했다 증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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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게다가 군더더기도 없다. 너무 열의가 넘쳐 작품이 산만하고 산으로 가기 일쑤인데, 포인트는 제대로 가져가면서도 절제와 군더더기 없음이 확실해서, 흡입력과 선명성이 확실해진다 싶었다. 그런고로 미적 센스면에서도 상당히 부러워지기도 했다. 이 작품은 전체 작품으로 꼭 제대로 감상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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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개인적으로 오늘 공연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건 멜랑콜리 댄스컴퍼니의 <위버멘쉬>. 매우 직관적이고 어찌보면 뻔할 수 있는 내용과 춤이었는데, 어쩜 그렇게 재미있고 흡입력있게 구성됐는지! 게다가 무용수님들 역량하며, 카리스마하며, 표현력과 박력넘치는 몸쓰임까지 무척 근사했다. 안무 자체도 흥미진진하고 예뻤고, 스타일링까지도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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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그리고 프로그램 전체적으로도 휘황찬란하게 촌스러운 선전예술의 극치. 선전예술의 절망편이었다. 예술가분들 모셔다가 낭비를 참 많이도 했다. 이를테면 최호종님은 아름다웠지만, 그럼에도 이 촌스러운 선전예술을 어떻게 아름답게 승화시킬 수는 없었다… (그래도 ‘아리랑’ 무대와 ‘볼레로’ 무대가 자연스럽게 섞여들며 전환되는 연출은 재미있었다.) 서울시무용단의 <무감서기>나 한예종무용단의 <볼레로>, 안성수 픽업그룹의 <Swing Again> 같이 이미 만나봤던 작품들도 축약본으로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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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그리고 이제 본 공연 들어가기 전에 개막식 영상들이 먼저 등장하는데, 가장 헛웃음 나오던 부분은 과거의 서울을 배경으로 도포를 입은 실루엣으로 등장해, 현대의 서울을 배경으로 수트를 입은 실루엣으로 바뀌어 이윽고 전모를 드러내는 오세훈 시장의 그래픽.. 이렇게 페스타 전체를 사적 전유해버리는 그의 나르시즘에 몸서리 쳐 졌고, 그리고 그런 짓을 하는 미감도 유감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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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귀신날>은 책상을 소재로 종횡무진 움직이는 그 시퀀스와 놋다리밟기 같은 부분이 공연됐는데, 개인적으로는 책상 시퀀스의 흐름이 재미있는데다 무용수님이 매끄럽게 몸을 쓰는 모습이 멋져서 이 부분이 역시 제일 좋았고(전에 전체 공연 봤을 때도 이 부분이 제일 좋다고 했었다), 놋다리밟기는 넓게 퍼져 있는 공연장에서서 눈에 확 들어오는 강렬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잘 선택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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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2026.09.18.금. 2026 서울어텀페스타 개막행사 @뚝섬한강공원 수변무대 본 공연은 7시30분부터 시작. 6시30분부터는 사전공연이 있었는데, 프로그램은 크레용 댄스 프로젝트의 <Unfold> (안무: 이루마), 주빈컴퍼니의 <귀신날: 도시의 밤> (안무: 김주빈), 바라로프트 서울의 <그로세> (안무: 오형은>이 있었다(프로그램 리플렛에는 정보가 없어 따로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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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그건 그렇고 이번 작품에서는 이것저것 아이디어가 샘솟았던 것 같고, 꽤나 직관적이고 잘 전달은 된 것 같은데, 그럼에도 아직은 영 세련되지는 않다는 인상이라,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아주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내가 뭘 알겐는가.) #댄스포스트코리아 #댄포코즈 #dancepos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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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이번엔 꽃이 꽂힌 유리꽃병을 혼자 우두커니 들고 있다가 마지막에 유리병을 떨어뜨려 와장창 깨뜨리고 손에는 그대로 꽃을 쥐고 있다 유리를 밟고 저벅저벅 퇴장하는 것으로 작품이 끝나는 연출, 그리고 그 시퀀스 내내 무표정하게 혼자 관객석을 응시하고 있는 연출 등이 있었는데, 전부터 보면 규년님은 특이한, 아이코닉한 연출에 욕심이 강하게 있다는 느낌이 두드러진다. 고런 포인트를 궁리하는 걸 좋아하는 무용수님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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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김규년 <노마드> 마지막 무대는 김규년님 안무작. 네 명의 친구들이 다같이 MT를 가서 얼간이짓을 하며 놀고, 다음날엔 평범하게 이를 닦고 면도를 하고 하는 평범한 친구무리의 모습이 담겼다. 그럼에도 그 와중에도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낀다는 듯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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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늘 놀라게 되지만 이번에는 더 놀랐는데, 공연 후에 로비에서 만나게 된 무용수님이 실제로는 의외로 아담하고 호리호리한 몸이라는 것. 무대 위에서는 매우 건장하고 문짝같이 거대하게 보였던지라 신기하다. 이건 무용수님들 모두에게서 매번 새삼스레 느끼는 놀람이긴 하지만, 브레카르님은 유난히 더 갭이 컸다. 그 차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조명? 아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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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샤를 브레카르 <비가 내린다. 탄식한다. 분노한다> 구도자 같은 인상이 강했다. 삶의 희노애락에 온몸을 던졌지만, 끝끝내 인간이 가진 고독감에 짓눌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온몸을 던진다고 말했는데, 안무 자체가 말 그대로 몸을 던지는 동작이 많았다. 그런데 무슨 근육이 전부 탱탱볼로 만들어져 있는 사람처럼 충격이나 굳음 없이 탄력적으로 튀어오른다는 느낌. 그러다보니 무용수님이 가진 신체적, 기능적 역량에 더 꽂히게 되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무용수님이 꽤나 카리스마도 있어서 마치 한편의 무언극처럼 작품을 잘 끌고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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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김혜현 <평형> 두 명의 무용수님이 움직임을 하나의 흐름으로 끊임없이 엮어나가는 작품. 몸 움직임의 흐름대로 내 시선도 따라 흘러가며 흐름 자체의 매력을 관조할 수 있는 작품.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기 위한 습작을 해보는 듯한, 몸의 움직임과 흐름을 연구해보는 듯한 작품에는 그리 재미를 붙이지는 못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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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8/09/2026
2026.09.15.화. <시댄스 투모로우 1> @서울무용창작센터 이 날은 불행하게도 공연장에 11분 늦게 도착하는 경험을 다 해봤다. 그래서 첫 작품은 못 보고, 로비에서 대기하다가 두 번째 작품 때 입장. 자리도 원래 예매한 곳이 아닌 2층의 저 구석에 앉아야 했다. 제일 보고 싶던 작품을 놓쳤지만, 그래도 나머지 작품이라도 볼 수 있는 게 어디인가! 해이해지는 오타쿠 정신머리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었다. 그런고로 김효준님의 <The distance between teeth>에 대한 얘기는 없다. 못 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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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중간중간 어수선하고 무용수님들 간에 합이 잘 안 맞아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어 집중성을 해친다 싶기도 했었어서, 전체적으로 앞으로 많이 다듬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세련된 포인트들이 있는가 하면, 좀 촌스러우면서 어수선한데 싶은 부분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 초연이니까 더 그렇겠지. 앞으로 진화해나가는 작품을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일 것이다. #댄스포스트코리아 #댄포코즈 #dancepos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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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의상이 특이하고 예쁜 포인트들이 많아 재미있었다. 젠더리스하게 동일한 의상을 입는 것도 역시 좋았고, 몇 겹씩 겹쳐입어 부유하듯 나풀거리는 의상들도 예뻤고. 특이한 헤어피스도 좋았고. 그치만 일부는 무대 조명을 받았을 때 죽거나 빛깔이 영 안 어울린다 싶은 것도 있고. 오방색이라는 게 예쁘게 표현하기가 은근 어려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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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그리고 다시 깨어났을 때에는 옷을 벗어던지고 홀가분해지고 깨끗해진 모습. 그렇게 가벼워진 몸으로 하나둘 무대 뒤로 떠나가고, 마지막에 다시 무당이 나타나 무대에 떨어진 옷더미를 하나하나 주어들며 품에 안는다. 개인적으로는 붉은색 대목과 이어져, 다른 이들의 고통이 보이게 되고, 그것을 씻어내려주지만, 동시에 자신 안의 그리고 자신 바깥의 번뇌를 정확하게 직시하고 이해하고 있는 무당, 신과 인간의 다리, 영혼의 인도자로서의 면모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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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마지막에는 오방색이 모두 등장하는데, 이 대목은 매스게임식 연출이라 재미있었다. 각각의 색들이 무대를 장악했다가 순식간에 빠져나가면서 다른 색으로 교체되는 식으로 연출이 된다. 그러다보면 마지막에는 모든 색이 한 데 섞여 있게 되는데, 이것도 직관적이고 알기 쉬워 좋았다. 무용수님들의 박력이 멋진 대목. 그렇게 색깔별 진영이 무너지고 모두가 섞여들어 격렬하게 춤을 추다 이내 무아지경에 빠져들고, 경련하듯 춤을 추다 일제히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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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그리고 이제 하얀색 국면에서는 소리와 함께 기무간님 독무 파트. 이 대목은 다시 자신의 번뇌를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는데, 정확하게는 번뇌를 떨쳐내거나 씻어내거나, 이겨내거나 깨끗해지는 그런 게 아니라, 번뇌를 들여다보고, 그럼에도 이 고통은 오롯이 나의 것이다, 이게 나고 이게 삶이다 하고 고통을 고통인대로 가지고 가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깊게 눌러쓴 모자도, 나풀거리는 겉옷도 하나하나씩 벗어던지지만, 끝끝내 홀가분해지는 느낌이 아니라 번뇌하는 인간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벗어던짐은 그저 직면과 인정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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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다음은 붉은색 국면. 이때는 마치 완전히 홀가분해진 하얀 호랑이가 세상을 잡아먹으러 내려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는 무복을 입은 무용수님의 독무가 있는데, 그야말로 접신하는 과정을 박력있게 보여주셨다. 혼란스럽지만 특이한 발놀림과 경련이 한참 펼쳐진 후에는 쾌감에 도취된 듯 시원하게 웃어재끼고 눈을 희번뜩 뜨며 무대를 휘젓는다. 방울 손잡이를 입에 물고 춤을 추는 것도 인상적. 그리고 본격적으로 붉은색 옷을 입은 무용수님들이 등장하는데, 내 주관적으로 느끼기에는 이제 타인의 고통, 번뇌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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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다음으로 푸른색 국면에서는 정돈되고 차분한 진영을 갖춰 표현되는 게 특징. 처음에는 노란색 무용수님들에 짝지어 그 곁에 나타나는데, 파랑이 조용히 감싸주는 와중에 노랑은 종종 손을 떨어 방울소리를 내며 다스려지지 않는 번뇌를 표현한다. 그럴때마다 파란색 무용수님들이 그 손을 감싸며 진정시키는 모습. 이 부분은 자기자비라기보다는 자기연민에 가깝게 느껴졌다. 나에게 이런 번뇌가 있구나 발견하고, 감싸주고, 가엾게 여기고, 후에 부채춤 부분도 내가 울도록 해주는 대목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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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이어서 노란색 장면으로 가면, 무용수분들이 양쪽 손목에 방울을 달고 등장하는데, 마음 속에서 어지러이 날뛰는 번뇌 같았다. 혼란한 느낌을 주기 위해 처음의 검은색과 노란색 파트에서는 무용수님들의 움직임이 균형과 대칭을 이루며 정돈된 구성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다소 랜덤한 듯 이리저리 교차되며 표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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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다음으로는 스모그가 짙게 깔리고 한 귀퉁이에 정자관을 몇 겹이나 겹쳐 쓴 모양의 헤드피스를 한 무용수님이 방울들 들고 앉아있다. 이윽고 앉은 몸이 떠오르는데, 네모낳게 바닥이 솟아오르는 장치였다. 이 부분 연출도 재미있었다. 스모그가 자욱하게 깔려 바닥의 장치도, 손에 들고 있는 방울에 길고 긴 흰 줄이 늘어뜨려 있는 것도 조금 늦게 알아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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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검은색 장면에서는 내 안에 응어리지고 꿈틈꿈틀 움직이는 번뇌의 표현 같았다. 걷잡을 수 없을만치 많고 내 마음을 좀먹고 기어다닌다. 옷을 하나하나 벗어 이를 덮어눌러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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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깜깜할 때는 그 사이가 그저 빈공간인 줄 알았는데, 스크린에서 나오는 어슴프레한 빛으로 인해 무대 한가운데 화려한 무복을(하지만 가장 겉옷은 검은색) 입은 무용수님이 앉아있고 무대 전체에 검은색 옷을 입은 무용수님들이 우루루 누워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 부분은 공포영화 같은 느낌의 연출이었다. 그런데 미디어 아트를 하는 건 좋은데, 영상과 무용수님으로 시선이 분산되고 이도저도 집중하지 못하게 만든 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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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2026.09.13.일. 서울시무용단 <무감서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서울굿을 테마로 한 작품. 작품 제목이 크게 GUT이라고 써 있어서, 작품 테마를 알고 있었음에도 왜지?? 하고 어리둥절 했다가, 한참후에야 아 ‘굿’이구나 하고 깨달았다. 오방색 색에 따라 장면이 구획되어 있다. 가장 처음 작품이 시작되면 깜깜한 무대 위에 흰 옷을 입은 두 사람이 수평으로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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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작품은 햄릿을 경극으로 표현한 것이라 친숙하고 아무래도 내내 흥미진진하기는 하다. 이번 태국의 콘이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라마야나를 작품화한 것이었는데, 이렇게 보면 시간과 문화권을 뛰어넘어 인류에게 사랑받는 몇몇 특별한 이야기가 있구나 싶어지기도 한다. (뜬금없는 얘기지만 예전에 산스크리트어를 배울 때 라마야나 구절로 배웠었는데, 라마 이름 격변화만 24개가 되니까.. 그저 막막했었던 기억이 있다.) #댄스포스트코리아 #댄포코즈 #dancepos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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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남성이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며 내는 특유의 목소리와 고음의 노래라든가(그렇게 고성으로 폭발적인 성량을 뽑아내는 게 대단했다!), 쪼그리고 앉은 것으로 표현되는 키작은 캐릭터(?)라든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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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이렇게 낯선 장르를 보게 될 때에는 거기에 있는 특유한 문법이랄까, 대사를 읊는 방식이나 특유의 몸쓰는 방식은 물론 특유의 세계관 표현 방식과 맞닥들이게 되는데, 이 낯선 정취에 적응하는 게 매번 큰 과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엔 뭐가 있었을까. 음악이 음계가 낯설어서인지 종종 이게 실수인가 아니면 원래 이런건가 싶은 부분도 있었고, 인물들이 갑자기 2차원 공간인 것처럼 움직이기도 하는 점이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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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13/09/2026
2026.09.12.토. 세계음악극축제 - 상하이 경극원 <지단 왕자의 복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세계음악극축제에서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장르를 편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게 좋은 점. 작년에는 일본의 노와 교겐을 직접 볼 수 있었고, 올해는 태국의 콘과 중국의 경극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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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이 대목에서 ‘아! 이 작품은 관객까지 변신/잠식시키는 것을 포함하는구나’를 깨닫고 재미를 느꼈다. 그리고 여기서 끝인 줄 알았는데, 자신의 식물을 모두 나눠준 무용수님들은 다시 무대로 천천히 돌아가 모든 구속을 벗어던지고, 식물이 담겨 있던 통 속의 물을 뿌리며 무척 개운하게 자유분방한 춤을 보여준다. 그렇게 커튼콜까지 이어지는 식. 진짜 뭔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변신의 과정과 잠식, 게다가 관객까지 집어삼켜 잠식시키는 그 퍼포먼스 자체로 참 재미있었다. #댄스포스트코리아 #댄포코즈 #dancepos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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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이렇게 모두가 변신을 하고 나면 모두가 모여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여전히 몸은 전부 구속된 상태) 마치 열대우림같다. 그리고 무용수분들이 점차 관객석으로 밀고들어오는데, 통로는 물론 관객석을 밟으며 관객들 사이를 휩쓸고 지나간다. 그러면서 팔 구속을 풀고 꽂혀있는 식물들을 뽑아 관객들에게 쥐어주며 계속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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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또다시 오랜 시간에 걸쳐서 묶어주던 분(!)이 무대를 돌아다니며 무용수님들 머리 전체를 두른 매듭에 그 꽃과 잎사귀를 꽃꽂이 해주신다. 이렇게 한명씩 점차 변신해간다. 나름 각자의 꽃이 모두 다른 밧줄색과 동일한 색으로만 구성되어 있던 것도 꽤나 재미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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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이 과정에서 점차 한 사람씩 무대 한켠에서 양팔을 뒤로모아 추가로 구속이 된다. 한참의 과정을 거쳐 전원이 양팔이 구속되고 그 상태로 춤을 계속 이어나간다. 그 다음에는 무용수분들이 점차 꽃과 잎사귀가 잔뜩 담긴 통을 뒤로 묶인 손으로 들고 나타나서 무대 위에 자리하며 천천히 기괴하게 혹은 저항하듯 거칠게 움직이는 와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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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처음에 무용수님들이 등장할 때는 옷으로 싸매고 있고 실루엣만 보인다. 그리고 이내 옷을 훌훌 벗어 무대 중앙에 옷 무더기를 쌓고 나면 그들은 나신에 머리와 몸을 밧줄로 구속하고 있다. 귀갑묶기로 몸을 감고 있다. 이런 모습을 슬로우모션 같이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데 한 데 엉켜 기묘한 달팽이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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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2026.09.05.토. 3pm 시네쿠아논아트x전복된 해부학적 풍경 <욕망은 혼란을 부른다> @강동아트센터 한강 작품 전체에 걸쳐 이루어지는 변신의 과정이 중심을 이루는 작품. 뭘 말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으나, 특이하고 재미있다. 무엇보다도 무용수님들이 누구할 것 없이 괴물같은 몸의 쓰임과 괴물같은 카리스마를 보여줘 홀려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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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곁가지로 또 재미있는 포인트는 남녀 무용수님간의 구분이 없다는 것. 모두가 서로를 리프팅한다. 심지어 가장 체구가 작은 여성 무용수님이 문짝만한 남성 무용수님를 안아들고 버티는 대목들도 있었고 그건 그것대로 대단! #댄스포스트코리아 #댄포코즈 #dancepos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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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그리고 다시 움직임이 천천히 느려지고 액체의 움직임으로 갔다 고체의 움직임 파츠 반복을 거쳐 가장 처음의 정지의 상태로 돌아가는 구성이었다. 무용수님들이 오지게 힘들고 관객은 그다지 재미는 없는 그런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내내 몰입해서 보게 만들기는 했는데, 무용수님들이 대단해서인거고 작품이 재미있기는 한가? 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냥 개인적으로 취향은 아닌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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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그리고 기체로 가면 무용수님들이 어느샌가 옷을 걸치고 있고, 현란하고 거칠게 몸을 던지며 큰 움직임들을 보여준다. 여기서도 연결이 있기는 하지만 기껏해야 두 사람. 무아지경 속에서 사랑을 맛보기도 하는 느낌. 액체에서는 존재의 경계가 불분명하다면, 기체에서는 각자 원자화된 개인이지만 때때로 둘이 완전히 결합되어 하나가 되어 또다른 무아지경을 바라보기도 하는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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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장시간의 동작 파츠의 반복적 수행으로 이제 트랜스 단계로 완전히 진입한다 싶어지면 이제 액체 국면이다. 여기서는 무용수님들이 내내 슬로우 모션을 서로 얽히고 섥히는, 마치 나와 너의 구분이 없어지고 하나가 되는 것 같은 광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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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이 작품 제목이 말하는 황홀경은 이런 류의 황홀경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왜 황홀경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을 수 있지 않은가. 샤먼이 신과 연결되는 과정이나, 어떤 종교적 신비의 경험, 초집중과 무아지경, 마약 같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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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고체 국면에서는 움직임의 파츠들이 있고 각 움직임을 반복해 수행한다. 마치 무용 공연이 아니라 선수들의 훈련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인데, 같은 동작의 반복적 수행과 간간히 무용수님이 내지르는 기합이나 카운팅이 그런 느낌을 준다. 이렇게 고정된 단순 동작을 한없이 힘겹게 반복하는 것 자체가 이미 트랜스, 즉 무아지경으로 빠져들기 위한 아주 전형적인 행동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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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5/09/2026
2026.09.04.금. 카셀주립무용단 <황홀경에 대하여: 변형된 교향곡> @나루아트센터 대극장 고체-액체-기체-액체-고체로 순환 구조를 이루는 작품. 이미 공연시작 10분전부터 모든 무용수님들이 무대에 올라 완전히 정지된 자세로 서 있다가 예열하듯 점차 일제히 같은 동작을 무한히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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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3/09/2026
지루할 틈 없었지만 관객의 불안까지 고조시켜 관객도 이 광기의 수용소에 함께 구속해버리기 때문에 나쁜 혹은 괴로운 의미의 온전한 집중의 시간이기도 했다. 별개로 무용수들의 광기어린 몸 쓰임, 표현은 대단한 카리스마이기는 했다. 차라리 격투 같은 대목도 자주 있었다. #댄스포스트코리아 #댄포코즈 #dancepos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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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3/09/2026
초반과 작품 중간에 다시 무대에서 그리고 옷 안에서 접시를 망치로 마구 깨뜨리고 어설프게 치우고 거기서 내내 격하게 춤추는데 정말 끝끝내 불안했다. 심지어 처음에 관객석으로 날아와 깨진 그릇의 파편이 관객에게 그대로 다 튀어서 기겁했다. 나에게도 꽤나 날아와서 부딪혔고 옷 여기저기 파편도 있어 치워야 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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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03/09/2026
2026.09.02.수. 울티마 베스 <보이드> @강동아트센터 광기의 수용소 같은 작품. 무용수분들은 사회적으로 ‘광기’라고 이름 붙을 만한 강박과 불안, 폭력성, 사회부적응, 젠더 불일치, 공황, 디아스포라 같은 혼돈을 온몸과 대사까지 하며 표현한다. 게다가 관객까지 엄청난 불안을 느끼게 만드는데, 작품 시작점과 중간에 느닷없이 울리는 엄청 큰 소리의 벨소리, 관객석으로 떨어져 날라오는 북이나 접시, 바나나, 끝까지 불어서 터뜨리는 풍선, 식칼을 들고 관객에게 자꾸 돌진하려 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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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27/08/2026
그런 점에서 뮤지컬이라는 장르 특성 안에서 최대한의 산출물이지만, 이야기를 하는 방식, 소재를 다루는 방식에서는 아무래도 나이브하고 세련되진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그럼 현실의 슬픔을 내 탐식의 소재로 소비해버리고 소진해버리는 것만으로 굴러떨어지지 않으려면 작품은 어떻게 쓰여져야 하고, 또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은 남는다. 이 소재를 작품 주제부로 다루면서고 작품성과 재미와 심지어 유머까지 챙기기도 하는 신들린 줄타기를 해내는 빼어난 작가/작품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보게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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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E @21cfaust.bsky.social · 27/08/2026
자칫하면 그저 또 하나의 이름 없는 외침이자 진지한 다큐멘터리나 르포, 아니면 신파가 되어버리기 십상이라 이게 되게 어렵단 말이지. 이 작품은 그럼 어디메에 있는가? 혹시 내가 이러한 이야기를 나를 개운하게 해 줄, 아니면 아름다운 감상에 젖게 해 줄 눈물거리로 소비하고 말게끔 하는 게 아닌가, 나를 울게 해 줄 고마운 소재로 소비해버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자꾸 들어 도저히 눈물이 안 나고 감정 이입이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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