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되고 두렵고 힘들어서, 신뢰가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배신으로 돌아왔을 때, 이제 더이상은 이타적일 수 없고 그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그럴 필요 없지 않을까 타협하고 싶을 때, 내 안의 이기심을 직시하기 어려워서 우리 집 새는 바가지의 입을 빌려서 끊임없이 되물은 끝에 그래도 그럴 수 없다고, 눈도 잃고 척추도 잃고 이제 손가락도 잃었지만 내 몸뚱이의 모든 조각이 테세우스의 배마냥 대체되더라도 내가 나일 수 있는 것, 양심을 버릴 수 없어서 겨우 뱉은 진심, 나약하기만 한 인간의 강한 심지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