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제. 나. 아무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거 같다.”
몇 번이고 망설인 간략하고 짧은 한마디였다.
생각할 시간.
사실상 작별의 선고였다.
그가 태제의 곁을 스쳐 갔지만, 이번에는 태제도 카뮐을 붙잡지 않았다. 현관 앞으로 가 신발을 신던 카뮐이 잠시 망설였다. 달려와 붙잡아 주길 바랐다. 아니면 전부 거짓말이었다고, 그걸 믿냐고 말해주길 바랐다. 그냥 강도에 당한 거길 바랐다. 도저히 소화하기 힘든 이야기들이었다. 가엾었고 두려웠고 끔찍했다.
카뮐은 현관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노라 맹세하며.
[킬에소 中]